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를 보았습니다. 꽤 긴 러닝 타임의 영화였지만 묘한 긴장감이 계속 흘러서 끝까지 집중하게 되는 영화였습니다. 또 매 장면마다 등장하는 의상이나 매 장면마다의 색감이 너무 아름다워서 눈을 뗄 수가 없기도 했습니다. 요약하자면, 굉장히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는 것입니다. 여운이 남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집에 돌아와 〈아가씨〉를 위한 여러 글들을 읽었습니다. 누군가는 이 영화에서 박찬욱 감독 특유의 여성 서사가 확장된 작품이라고 말했으며, 다른 누군가는 한국 대중영화 씬에서 페미니즘을 전면에 내세운 보기 드문 영화로 평했습니다. 어떤 이는 영화의 탐미적인 면모에 주목하며 미술적인 요소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어떤 사람은 두 주인공의 관계와 그 관계로 인한 성장 서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반면 혹평도 있습니다. 변태성이 지나치게 강조된 영화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고, 관계와 사랑에 대한 서사가 다소 모호했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 또한 영화를 감상한 한 사람으로서, 〈아가씨〉에 대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제가 읽었던 그 수많은 비평들처럼 혹은 그것들보다 더 재미있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할 자신이 저는 없습니다. 대신, ‘아가씨’를 위한 음악들을 몇 곡 골라보았습니다. 영화를 보고 느낀 감정들, 그리고 떠오른 사유들이 주는 여운을 이 음악들과 함께 조금 더 음미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