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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적 재즈의 가능성: 경기남부재즈의 [非 굿(Be Good)]

인천아트플랫폼 〈2018 바로 그 지원〉 크리틱

review on music in 2018 at 인천아트플랫폼

재즈는 자유로우면서도 엄격한 장르이다. 재즈의 핵심에는 즉흥연주improvisation에 기반한 무질서함이 자리하지만, 그러한 즉흥성에는 선제된 규칙이 있고 이 규칙을 준수하기 위한 고도의 체계적인 훈련이 전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즈는 태생적으로 모순적인 장르라는 생각을 한다. 이 거대한 모순 속에서, 민요와 월드 뮤직을 비롯하여 갖가지 장르를 뒤섞어 놓은 기이한 음악을 들려주는 팀이 하나쯤 있다고 한들, 별로 이상하지는 않을 것 같다. 경기남부재즈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실 경기남부재즈는 겉으로 보기엔 전혀 이상하지 않은 팀이다. 보컬(임태웅), 기타(김수유), 베이스(오원석), 드럼(김경민)으로 이루어진 경기남부재즈는 건반이나 관악기 등이 없다는 점에서 팀의 구성이 약간 특이하긴 하지만, 이들은 재즈 쿼텟의 전형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또한 곡의 큰 틀만 정한 후 세부적인 연주는 공연마다 즉흥적으로 행함으로써, 이들은 재즈의 전통을 꽤 충실히 따른다.

동시에 경기남부재즈의 음악은 내용적 측면에서 재즈적이지 않게 느껴진다. 이들이 새롭게 내어놓을 2집 [非 굿Be Good]에서 임태웅의 보컬은 민요적 방식을 통해 노래보다는 목소리에 가까운 것들을 뱉어내기 때문이다. 이는 화성과 발성법에 대한 훈련을 토대로, 기성 체계 내의 소리를 능숙하게 구사하기를 목표로 하는 재즈의 관습과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경기남부재즈는 라이브 도중 여러 가지 일상적인 사물을 활용하여 독특한 소리들을 들려준다. 물론 역할로만 따지자면 퍼커션에 해당할 수도 있겠지만 젓가락이나 밥그릇, 자전거용 벨 등을 이용함으로써 소음이나 앰비언트로 간주되던 비-음악적 소리들을 음악적 소리로 격상시켜 활용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음악을 보편적인 재즈와 동일한 종으로 분류하는 일은 어딘가 어색하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非 굿Be Good]은 주술이라는 방식을 차용하여 재즈에 내재된 모순을 표상한다. 경기남부재즈의 라이브/퍼포먼스에서, 보컬은 무속적인 복장을 하고 즉흥적으로 소리를 내뱉는다. 또한 연주는 방울이나 물이 담긴 그릇 등을 통해 제례 과정에서 등장할 법한 오브제들이 동원되어 이루어진다. 이 모든 과정은 너무 쉽게 주술을 떠올리게 만든다. 주술은 초인적인 힘이나 초자연적인 존재의 도움을 얻어 여러 문제를 해결하려는 일종의 ‘기술’이므로, 그 메커니즘 자체는 나름의 엄격한 규율과 체계를 갖는다. 동시에, 초월적 영역을 인간적 영역과 매개하려는 시도 자체는 인간의 언어와 사유로는 온전히 포착할 수 없기에, 그 내용에 있어서 필연적으로 즉흥성과 신비로움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 경기남부재즈가 [非 굿Be Good]을 통해 들려주고 보여주는 주술적 이미지가 재즈의 즉흥적이면서도 엄격한 본질적 특성과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지점에 있을 것이다.

어느새 마음 속으로 주술적 재즈라는 낯선 조합을 떠올린다. 그러나 낯설지언정 불가능하지는 않은 것 같다. 경기남부재즈의 음악을 계속해서 듣다 보면, 분명 당신도 어느 순간 이 말에 동의하게 될 것이다.

주술적 재즈의 가능성: 경기남부재즈의 [非 굿(Be Good)]2018-10-27review on musicNow here